원평초등학교(교장 한일랑)에서는 35년간의 일제 식민 통치하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초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일본 이름으로 창씨개명 되어 일본글로 쓰여진 졸업장을 받았던 60여년 전의 원평초등학교 졸업생 21명에게 한글이름의 졸업장을 다시 수여했다.

일제말기 1941년부터 1945년까지 5년에 이르는 시간동안 우리 민족말살정책 및 전쟁동원 등 일제의 수탈정책이 극치를 이루던 시기였다. 창씨개명된 이름으로 졸업장을 받았던 당시의 본교 졸업생은 전체 392명 중, 360명으로 이중 21명의 소재가 파악되어, 그 분들을 대상으로 한글이름 졸업장을 다시 만들어 안겨 드렸다.

한글이름 졸업장 수여행사는 지난여름 한일랑 교장은 1942년도의 졸업생에 대한 학적부를 열람할 수 있는지를 묻는 전화를 받고, 졸업대장을 확인하던 중, 창씨개명 된 이름들을 발견하게 된 후로, 일제 잔재의 청산과 더불어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가치적인 행사를 구상하게 된것으로 전했다.

지난 4개월여 동안 대상자 확인을 모두 마치고, 지난달 25일 개교 90주년 기념 '학생종합학습발표회' 행사장에서 소재파악이 가능한 21분을 초청하여 한글이름 졸업증서를 재수여 했다.

이미 70대 중반이 된 졸업생들은 60여년 전의 감회에 젖어 눈시울을 붉히면서 빛바랜 추억들을 새겼다.

졸업증서와 꽃다발 그리고 학교에서 마련한 선물을 받아든 노졸업생들은 감격에 겨워하면서도, '더 많은 친구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약간의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다시는 국권을 유린당하는 치욕의 역사를 초래해서는 안 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졌지만 현장을 뚫어져라 쳐다본 어린 학생들의 마음에 어떤 모양의 다짐이 새겨졌을지 궁금하다.

이학구 시민기자 lhkoo@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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