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자
만경여고 교사
호원대 겸임교수

금산사의 석련대는 돌에 연꽃을 새겨 만든 부처님이 앉아계신 자리라는 뜻입니다.

돌 석(石), 연꽃 연(蓮), 자리 대(臺) 이렇게 쓰지요. 물건을 만든 재질은 돌이고, 거기에 새긴 무늬는 연꽃이며, 무엇인가를 올려놓기 위한 받침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보통 부처님이 앉아계시는 자리를 연꽃을 새겨 놓았다고 하여 연화대(蓮花臺)라고 합니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도 깨끗한 꽃을 피우기 때문에 연꽃 받침은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자리여서 부처님의 자리라는 뜻이지요.

그러면 석련대의 부처님은 앉아계셨을까요? 아니면 서 있었을까요. 분명히 서 있었을 것입니다.

앉아계신 부처님은 그 자세가 안정적이어서 따로 고정을 시키거나 잡아둘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서 있는 부처님은 고정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윗면 중앙에 두 개의 구멍이 뚫려 있는 것입니다.

윗면 중앙의 구멍 깊이가 52cm나 되는 걸 보면 상당히 큰 부처님을 모셨을 것 같습니다.
돌로 만들어 세워놓은 부처님을 석불입상(石佛立像)이라고 합니다.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석련대는 1934년에 보물 제 23호가 되었답니다.

지금 석련대 위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문득 바람 한 줄기가 석련대에 앉았습니다. 나뭇잎도 따라서 내려앉습니다.
개미 한 마리도 석련대 위에 기어올라 앉았네요.
어디 모습을 갖고 있는 것만이 부처님이겠습니까?

어젯밤에 내려온 석련대 위의 이슬도 부처님이었고, 석련대 구석진 곳에 집을 지은 거미 한 마리, 그 거미줄에 걸린 하루살이까지 부처님이었습니다.

석련대 위에 마음을 얹어보세요. 마음이 부처가 됩니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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