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영 자/
만경여고 교사
호원대 겸임교수
시인



석등은 돌 석(石), 등잔 등(燈) 이렇게 쓰지요.

등잔은 전기가 없을 때에 관솔이나 들기름, 석유, 양초 같은 것을 그릇에 담아 불을 켜던 도구입니다.

금산사 마당에 서 있는 석등은 불을 켜는 등잔인데 돌로 만든 것입니다.

바람이 불거나 누가 실수로 밀쳐도 넘어지지 않게 세워야겠지요. 그래서 돌로 만든 석등이 많다고 합니다.

절 마당에 불을 켜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날이 저물면 스님들이 활동하기 편하게 하고, 맹수나 짐승들이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지요. 또, 부처님이 계신 곳의 어둠을 물리치려고 등을 켜는 것이지요.

금산사 석등은 고려시대에 제작한 것인데 높이가 3.9m나 되고 1984년에 보물 제 828호가 되었답니다.

옛날, 아주 옛날에는 불은 신(神)만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불을 켜는 사람의 마음은 신의 마음입니다.

석등이나 등잔과 같은 기구에 불을 켜는 순간이 아니라 마음에 불을 켜는 순간이겠지요.
불을 켜든 마음에는 어둠이 없습니다. 어둠이 없는 마음은 다른 사람을 밝게 해 줍니다. 불을 켜든 마음은 따뜻합니다. 따뜻한 마음은 다른 사람에게 자비롭습니다.

불을 사용하면서부터 인간은 어둠을 물리치고, 음식을 익혀 먹고 따뜻한 생활도 하고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도구도 개발할 수 있었답니다.

불 때문에 인간의 문명이 편리하게 발달하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석등에 불을 밝히듯이 내 마음에 불을 밝혀 봅니다.

내 마음의 불빛은 어두운 곳을 얼마나 밝힐 수 있을까요?

어둡고 차가웠던 마음을 반성하며 석등둘레를 가만가만 돌아봅니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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