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영 자
만경여고 교사
호원대 겸임교수
시인


김제에서 군산으로 가는 국도 29번 도로를 12km 쯤 가면 청하면사무소가 있습니다. 청하면사무소를 끼고 돌아 702번 지방도를 따라 차량으로 한 삼분이면 청운사에 닿습니다.

청운사는 조선말엽에 충청도의 계룡산에서 수도하시던 스님 한 분이 빛이 비치는 곳을 따라 와서 세운 절이랍니다.

청운사의 건물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무량광전이라는 건물이 있는데요. 이 건물은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을 본 떠서 2005년도에 지었답니다.

무형문화재인 주지스님이 직접 그리신 무량광전 탱화와 그 위에 써 넣으신 해설을 따라 읽다보면 어려운 탱화가 쉽게 이해가 갑니다.

청운사는 오래된 건축물이나 국보급 문화재 같은 것이 거의 없는 절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절이 전국적으로 유명한 이유는 주지스님 때문입니다.
몇 년 전부터는 주지스님은 기울어가는 농업을 대체할 만한 특용작물로 사찰 근처의 논에 백련을 심었다고 합니다.

해마다 6월이면, 백련축제를 여는데, 백련 축제가 김제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축제로 자리 잡기를 바라는 스님의 마음이 사람들을 감동시켜 해마다 찾아오는 관광객도 아주 많습니다.

물론 수입도 논농사보다 훨씬 더 많은 편이어서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권할 만 하답니다.

백련차와 백련으로 만든 음식들, 백련과 관련이 있는 상품들로 지역경제 발전에 한 몫 단단히 거들고 있지요.

스님은 아는 것도 많고요, 또 그걸 쉽게 풀어서 가르치시는데도 아주 뛰어난 능력을 가진 분이랍니다.

주지스님이 내려주시는 차를 얻어 마시며 한 번 이라도 스님의 말씀을 들어본 사람은 아마 다 알겁니다.

그동안 책에서 보았을 때는 아주 어려웠던 말과 이론들이 스님에게 들으면 아주 쉽고 명쾌하게 이해가 된다는 사실을요.

청운사에 갈 때는 아예 메모지를 준비하고 갑니다.
글자로 읽었는데 그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구절을 정말 손에 쥐어주듯이 다 풀어서 들려주는 스님의 말씀을 단 한 톨도 흘려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꼭 원했던 것도 아니고 내가 질문을 드린 것도 아닌데 그냥 차 한 잔 마시면서 스님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덧 가지고 갔던 고민보따리까지 술술 풀어져 버립니다.

착하고 반듯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솔솔 일어납니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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