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자/
만경여고 교사
호원대 겸임교수
시인


이름도 참 재미있는 절이 우리 고장에 있습니다.

'귀신사'라는 절이지요. 귀신이 나오는 절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귀신이 사는 절일까요?
귀신사(歸信寺)는 신을 믿는 믿음으로 귀의한다, 즉 신께 돌아간다는 뜻이 있는 절입니다.

676년에 의상이 세운 이 절은 원래는 국신사라는 이름이었는데요, 신라 말에 귀신사라는 이름으로 바꾸었답니다.

귀신사 대적광전은 귀신사의 대표 건물이고 보물826호 랍니다.

이 ‘대적광전’이라는 이름은 비로자나 부처님을 모신 건물에 붙이는 것입니다.
비로자나 부처님이 두루 비치는 빛의 성질을 갖고 있다고 해서 빛 '광(光)'자를 넣어서 이름을 붙인 것이지요.

대적광전의 '전(展)'은 왕이나 부처님이 계시는 곳을 '전'이라고 합니다.

왕이 계신 곳은 근정전이고 부처님이 계신 곳은 대웅전이나 대적광전 같은 이름이 되는 것입니다.

이 대적광전은 맞배지붕인데요. 우리나라 지붕의 형식은 팔작지붕과 맞배지붕, 우진각지붕이 있답니다. 이 중에 맞배지붕이라는 것은 가장 간단한 지붕형식으로 책을 편 채로 책상위에 엎어 놓은 것처럼 생겼습니다. 옆모양은 여덟 팔(八)자처럼 생겼지요.

여덟 팔(八)자의 안쪽, 다시 말하면 맞배지붕의 옆구리에, 널빤지를 세로로 붙여놓은 것 같은 판이 있는데요. 이것을 방풍판(防風板) 이라고 하지요.

맞배지붕은 우리에게 아늑하고 소탈한 인상을 주고요. 옆면에 방풍판이 없는 맞배지붕도 많이 있습니다.

김제 원평에서 전주 넘어가는 길목, 금산면 청도리를 지키는 귀신사는 아담하고 조촐한 절입니다.

감나무의 감이 모두 잘 익은 가을에는 귀신사 가는 길은 아주 운치 있는 길이 된답니다.
또 청도리 마을의 작은 실개천과 구불구불한 길, 마을의 담들은 옛날 사진 속을 걸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답니다.

호젓하고 여유로워서 우리 생각이 가을 감처럼 잘 익을 수 있는 길입니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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