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혜 자
김제시의회의원
비례대표/민주


지난 7월 24일, 의정연수를 받기 위하여 우리 김제시의회 의원 일행은 제주를 향했다. 의정 생활의 첫걸음이라서 마음에도 부담인데 잔뜩 찌푸린 먹구름에 장마 소식마저도 예약된 공식 일정을 변경시키지는 못했다. 시의원 당선 후 처음 받게 되는 의원연수는 기대와 호기심으로 악천후의 불안감도 잊은 채 그렇게 시작되었다.

좁은 땅덩이의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변화무쌍한 날씨를 보일 수가 있을까 싶을 만큼 제주공항에는 따가운 햇볕이 우리를 맞아 주었다. 이곳저곳에 7월1일 제주도 행정자치도 승격을 자축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깨끗한 거리와 자연환경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곳은 재정자립도가 우리 김제시보다 높고 관광 수입도 많은 도(道)라니 부럽기도 했다.

점심식사 후 바로 강의실로 안내를 받고 가보니 포천시의회, 경남하동군의회, 그리고 우리 김제시의회가 함께 교육을 받게 되어 있었다. 행정학 전문가로부터 지방 의회운영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자료, 그리고 대안까지 다양한 성공적인 사례를 들으면서 김제시의 미래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저마다 의정 생활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포부와 열정 때문인지 모두들 매우 진지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불참한 의원은 한 분도 없었다. 앞으로 의정 생활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초선인 나에게는 한순간도 소홀히 넘기지 못할 만큼 배울 것이 가득한 귀중한 시간 시간들이었다. 또한, 의원 서로간의 친교도 가질 수 있어 이해와 협조로 의회 운영이 순조로워질 것 같은 예감은 큰 수확이 아닐 수 없었다.

둘째 날에는 이른 시간부터 '지방 행정 혁신과 지방경제 활성화에 대한 이해'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었고, 오후에는 공덕농협에서 운영하는 제주시 애월읍 소재 전북쌀사랑농업회사법인 도정공장(RPC)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제주에 있는 큰 마트 두 곳을 선정하여 의원들 모두 어깨띠를 하고 김제쌀을 홍보하였다. 500g쌀 1천포와 지평선축제 홍보물과 팜플렛 등을 제주도민에게 나누어 주고 김제쌀을 이용해 주시라고 부탁하였다. 김제쌀을 열심히 홍보하는 모습을 제주시민들은 관심 있게 바라보았다.

바로 그 때, 가슴 벅찬 감동이 내 마음을 훑고 지나갔다. 자랑스러웠다. 내 지역을 알릴 수 있는 의원이 되었다는데 대해서, 그리고 쌀 유통기간(15일)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고 부끄럽기도 했다. 빡빡하고 꽉 짜인 일정 중에도 저녁에는 우리 초선 5명이 단합대회를 가지는 특혜 시간을 만들어 출렁이는 바닷가 모래사장에 마련된 마루에 앉아 우리의 역할을 확인하면서 새로운 다짐을 가질 수 있었다.

3일째 되는 날은 폭우가 쏟아질 듯한 기세와 호남지역 기상특보에 마음이 부산했다. 교육도 중요하지만 우리지역에 대한 걱정에 예정된 오후 5시 비행기를 아침 11시 비행기로 바꾸어 몸을 실었다. 목적지인 광주공항 착륙을 시도하는데 갑자기 먹구름과 함께 폭우가 쏟아지면서 비행기가 흔들리더니 착륙을 못하는 것이었다. 가슴이 서늘해지며 두려움에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비행기는 결국 착륙하지 못하고 제주도로 회항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뉴스에서나 접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바로 내가 탄 비행기에서. 제주공항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오후 2시에 김포공항으로 출발했다. 2박 3일에 제주도를 두 번 갔다 오는 셈이 되었다.

다행히 이번 태풍에 우리지역은 큰 피해 없이 무사히 지나갔다. 이렇게 무사히 다녀올 수 있도록 연수 기회를 마련해 주신 김제시의회 의장단과 김제시장 그리고 관계공무원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또한 시민 모두에게 꿈과 이상을 제시하는 단합된 의회, 희생과 봉사를 아끼지 않는 시의원이 되기를 굳게 다짐한다.

디지털 김제시대  gimje@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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