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개장한 아네스빌골프장(황산면 봉월리 소재) 주변 과수농가들이 골프장 개장 이후, 과수의 피해가 급증해졌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나서, 골프장 측과 심한 마찰이 일고 있다.

골프장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곳에서 몇십년째 복숭아와 사과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농가들은 '골프장이 야간영업을 시작한 후로 수확이 줄고 충해가 심해져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며, 골프장 측에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0여년간 복숭아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송 아무개씨는 "골프장의 야간 조명이 인근의 해충과 곤충을 유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복숭아 농사에 치명적인 순나방과 심식나방의 개체수가 월등히 많아 진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송씨는 순나방의 피해가 눈에 보이게 증가해 나무의 새 순이 자라지 못하고 있으며, 실제 수확량도 크게 줄어 '상품 출하를 위해 준비해 두었던 포장박스도 무려 1500여장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골프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 사과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임 아무개씨는 "시도때도 없이 농장으로 넘어 오는 골프공은 둘째치고 지난해부터 청치(수확기까지 빛깔이 나지않고 푸른빛을 띄는 현상)피해가 많아져 상품 수확이 크게 줄었다. 30년간 사과농사를 짓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피해가 많은 적이 없었다"라고 말하며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도 없고, 오히려 새를 쫓기위해 설치한 폭음기 때문에 영업에 지장을 준다고 따지는 사람들 이다"라며 분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밤에도 골프장 불빛때문에 인근이 대낮같이 밝은데 일조량과 일교차가 생명인 과수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있겠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임씨에 의하면 해마다 5상자(20Kg) 정도의 청치가 평균적으로 나왔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70상자가 나왔으며, 상품수확도 50상자 가량이 적게나와 소득도 역시 3천만원 가량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하여 임씨는 골프장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소송을 진행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원예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나방이나 곤충들은 강한 불빛 주변으로 몰려드는 습성(주광성)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경우 인근 과수농가에 나방피해와 착과피해를 입힐 확률은 많지만, 이것은 추측일뿐 밭작물과 달리 이를 증명할 만한 데이터나 근거자료는 아직 없다"고 설명하며 난감한 입장을 표시했다.

박종혁  pjh@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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