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부 차장/ 박 종 혁



김제미협이 지난 12월 16일과 23일에 걸쳐 두번의 지부장 선출 투표총회를 개최하였으며, 1주일만에 2명의 19대 지부장을 선출하는 등, 지부설립 사상 초유의 웃지못할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사태는 현 집행부의 장기 집권욕과 이를 갈아 치우려는 일반 회원들간의 첨예한 대립이 낳은 결과로, 양측은 서로가 합법과 정당을 주장하고 있으며, 한 치의 물러섬 없이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달 16일 김제미협의 첫번째 투표총회가 있었던 날, 집행부의 당초 예상을 깨고 그동안 참석률이 부진했던 원로 회원들까지 대거 참석해 자리를 메우면서 총회 시작전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예감됐다.

이날 다수의 회원들은 집행부의 일방적인 회원자격 정지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형식적인 예산결산, 연임을 목적으로 한 변칙적인 선거제도 운영 등의 이유를 들어 '강 지부장이 파행적으로 협회운영을 해왔다'고 주장하며, 총회시작 부터 회원들과 집행부간 고성이 오갔다.

또한 1년간(2006년 4월 ~ 2007년 3월까지) 회원자격을 정지당한 회원 4명 중에는 19대 지부장 출마를 선언한 회원과 30여년간 김제미협에 몸담아 온 지역의 원로 예술인들이 포함되어 있어, 총회 장을 더욱 술렁이게 만들었다.

집행부 측과 회원들은 '한국미협이 인준한 지부정관에 의거했다'라는 주장과 '회원들이 내용을 알지 못하는 정관은 인정할 수 없다'는 상반된 주장을 펼치며 철저하게 맞섰다.

결국 19대 지부장 출마를 선언했던 강 지부장은 이날 투표총회의 무효를 주장하며, 투표전 자신의 지지세력들과 함께 총회장을 빠져 나갔고, 임시의장 측은 이를 선거권을 포기한 행동이라 간주하고 총회를 계속 진행시켜, 정문배 씨를 19대 지부장으로 선출했다.

강승완 집행부는 1주일 후인 12월23일, 다시 지부장 선출에 관한 2차 긴급총회를 소집했고, 집행부를 지지하는 회원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지부장을 선출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현 지부장이 연임을 포기하고 한 발 물러섰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양측은 철저하게 양분화 된 상태로 맞서고 있으며, 2명의 지부장을 똑같이 한국미협에 지부장 인준을 의뢰해 놓은 상태로, 이 문제는 3월경에나 확정이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미협에서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까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상당수의 미협 회원들은 후진양성을 위해 강단에 서기도 하는 교육자들이기도 하다. 그들이 자리를 욕심내서인지, 아니면 지역 미술문화 발전에 진정으로 기여하고 싶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반 시민들의 눈에는 자신들이 세운 지부장 체제로 협회를 장악하기 위해 으르렁 거리며 싸우는 모습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을 것이며, 이는 순수 예술인들로서의 모습을 상실한 모습 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김제미협은 보조금을 지원받아 사업을 운영하는 사회단체로 이것은 또한 시민들의 혈세 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며,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해 갈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이미 양측은 불신의 골이 패일만큼 패여있다. 또 어떤식으로 결말이 지어지든 서로 등을 돌린 상태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여지며, 자칫 미협이 양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더이상 사태가 확대되는 것을 막고, 조속한 화합을 위해서는 양측에서 선출된 두 지부장이 앞장서서 회원들을 추스리고 대화와 타협을 시도해야 할 것이며, 순수하게 예술에 몰두하고 있는 일반회원들 앞에서 양분화되어 대립하는 모습을 더이상 보여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루빨리 회원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진정한 예술인의 자세로 돌아가, 단합된 모습으로 지역의 미술문화 발전에 힘을 모아 경주해 주기를 희망한다.

박종혁  pjh@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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