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근 김제시의회의원(성덕면)

본인은 지난호 본 지면에서 찬성측의 지상토론을 제안한 바 있으나 접수된 기고가 없어 '김제연구홈페이지(gimjevision.com)' 쟁점토론 방에서 본인의 예술회관 신축반대 기고에 관련되어 제기된 것을 중심으로 재차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자 합니다.

본인은 김제시의 상황으로 예술회관을 신축하는 것이 비효율적임을 지적하고, 예술회관을 짓는 비용과 유지관리비가 김제시의 재정 상황으로 버거운 상태임으로 예상되는 신축 비용의 이자와 관리비의 50%를 당장 문화예술의 진흥에 쓰자는 대안을 제시하였습니다.

분수에 맞지 않는 겉치례보다
형편을 고려한 알뜰함 요구돼

본인의 주장을 확실히 하기위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의 예를 들자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여행의 수단으로 대중교통을 사용할 수도 있고, 자가용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사용하면 당장 가장 적은 비용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자가용의 경우 소형차를 선택하면 구입비용도 저렴하고 유지비용도 적어서 여행자의 주관에 따라 의미 있는 여행을 더 많이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더욱 낡은 소형차라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당장 여행을 즐기는 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형편도 넉넉하지 못하여 평소 여행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 여행을 위해서 대형차를 구입하려고 한다고 가정한다면 목적이 뒤바뀌는 사태를 직면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뻔한 이치입니다. 물론 대형차는 폼이 나고 안전에도 좋지만 대형차를 장만하려고 당장 여행을 포기하거나, 여행 횟수를 줄여야 하는 상황을 직면해야 할 것입니다.

더구나 대형차를 장만한 후에도 유지비와 집안 형편이 여행을 맘껏 즐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겠습니까?

김제시는 현재 문화예술회관이 있기 때문에 소형차는 가지고 있는 셈이지요.

기존시설도 활용율 저조

현재 김제시의 문화예술관련 공간 활용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소형차라도 여행에 이용하고 있는 가를 가늠 할 수 있습니다.

김제시의 문화예술 공간을 살펴봅시다.

연면적 710평의 문화예술회관은 471석의 회관과 전시실 및 단체사무실 등으로 구성되어있고, 이 외에 김제시청의 380석의 강당과 청소년수련관에 280석의 극장이 있습니다. 또한 아리랑문학관에 창작실과 전시실이 400평 규모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용실태를 개괄적으로 살펴보면, 문화예술회관의 경우 대강당은 2003년 한 해 동안 영화상영 1차례 외엔 사용실적이 전무하고, 각 단체별로 진행되는 강좌는 연중 고유의 공간에서 차질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사용이 극히 저조한 대강당의 경우 2004년에도 정당행사 1차례, 양계농가 교육 1차례, 예비군 소집에 2차례 이용되었을 뿐입니다.

김제시청의 강당은 2004년 전반기에 자체사용을 빼면 12회에 그치고 있고, 합창단의 사용빈도를 빼고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을 제공한 사례는 2차례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나마 사용실적이 인정해 줄만한 청소년수련관의 극장은 2003년엔 24회의 대관을 했고, 2004년엔 현재까지 47회의 대관 실적을 가지고 있으며, 대관의 대부분이 어린이집의 발표회에 사용되어지고 있습니다.

아리랑문학관의 창작스튜디오는 김제시민에게 문화혜택을 줄만한 실적이 전무하고 지평선축제 때 전시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정도입니다.

김제시가 새로운 문화예술회관을 지을만한 사용실적이라고 보기엔 턱없이 부족한 이용률입니다.

빚이 500억원에 육박하는데
160억짜리 예술회관은 무리

현재는 수요가 없어도 번듯한 예술회관을 지어 놓으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서 김제시가 새로운 문화예술회관을 건축한다고 할 때, 시민의 재정을 관리하는 김제시청으로선 재정문제를 반드시 고민해야 합니다.

모든 자치단체가 많든 적든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고 해서 부채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제시는 2004년 8월 31일 현재 원금과 이자를 합해 456억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습니다.

유형별로 보면 신청사 건축에 80억, 쇼핑센타 분야에 88억, 온천개발에 4억, 농공단지사업에 110억, 상수도사업에 172억의 부채를 안고 있습니다.

최근에 의회에 상정된 검산택지개발 건(원금 30억, 이자 12억)이 승인된다면 김제시는 총 500억원에 육박하는 부채를 짊어지게 됩니다.

이런 마당에 소형차 수리해서 쓰려는 발상은 안하고 대형차를 사겠다고 벼르는 것과 비길 수 있는 김제시청의 예술회관 신축의 의지를 어떻게 평가해야 합니까?

본인이 예측하는 건축비 160억 이상 중 국ㆍ도비 지원액을 뺀 100억 이상을 시비로 충당한다고 할 때 동의해줄 시민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위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홍성근  hong@g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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